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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드려요 월례회의 훈화

2021년 2월 월례회의 훈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1-02-09 09:16 | 조회 7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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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덕의 모후 레지아 2월 훈화

 

벌써 2월입니다. 이번 주에는 설이 있고, 17일 재의 수요일부터 사순시기가 시작됩니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미사도 재를 얻는 예식도 없이 사순시기를 시작했었는데, 그래도 올해는 제한적이지만 미사와 예식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힘겨운 과정을 보내고 있지만, 이렇게나마 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드립니다.

 

사순시기를 흔히 회개(뉘우쳐 주님께로 돌아섬)와 보속(자신의 잘못을 기워갚음)의 시기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조명하며 변화를 찾고, 기도와 절제와 희생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주님의 기도의 한 대목처럼, 잘못에 대한 ‘용서를 청하고 용서하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그런데 ‘회개와 보속’이라는 말만 나오면 우리는 움츠러듭니다. 왜 그럴까요?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열심히 생각하고 결심한 것들이 며칠 지나면 용두사미가 되어버리는 일이 다반사라서? 그도 아니면 세상이 주는 즐거움(쾌락)과 세상의 것들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해서인가요?

 

‘회개’라는 말과 연관되어 자주 떠오르는 이미지이면서 신앙을 왜곡하는 말이 있습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파멸을 당하리라는 공포를 심는 생각과 말들이 그것입니다. 성경의 말씀과 거짓 메시지들을 연관시키며 만들어진 인쇄물과 영상물을 배포하고 떠드는 이들, 거짓의 무리들이 사방에서 활동합니다. 교회 안에도 이러한 이들이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들은 주님을 무서운 심판자, 공포의 처벌자로 인식하게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들을 따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심판과 징벌에서 벗어나려면 자신들처럼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한 말들이 우리에게 회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진정한 회개로 나아가는 길을 막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을 무자비한 분으로 말하는 이들은 다 가짜이며 거짓된 무리에 속하는 이들입니다.

 

우리가 ‘회개와 보속’이라는 말을 들을 때 움츠러들거나 신앙을 왜곡하는 이들의 말에 걸려 넘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가 회개와 보속의 목적, 그 목표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회개와 보속의 시기가 처음부터 40일이라는 기간은 아니었습니다. 수난과 부활의 성삼일을 기념하다가, 이를 위해 영적 육적 준비를 하는 기간을 갖게 되었고, 그 기간이 점점 늘어나 (주일은 ‘작은 부활절’이기에 셈에서 빠지게 되고) 지금과 같은 기간이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이는 사순시기가 회개와 보속을 위한 기간이 아니라, 부활절, 부활하신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기간이라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우리의 회개는 자신에게 집중해 죄와 잘못에 대한 반성에만 치우쳐도 안 되고, 우리의 보속이 무조건의 희생이나 절제로 표현되어서도 안 됩니다. 우리 신앙의 행위 모든 것은 주님을 만나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주님을 만나리라는 희망, 우리의 부활과 구원이 이루어져 새로운 삶으로 넘어가리라는 희망이 드러나야 합니다.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들, 당당하게 주님 앞에 나설 수 없도록 우리를 묶어 놓고 있는 것들, 우리를 방해하고 막아서는 것들을 끊어버리고 치워버리는 그 모든 결심과 실천 속에 이러한 희망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이전에 주님을 만나리라는 신앙의 목표, 우리의 희망이 자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회개와 보속이 제대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께로 향하는 진정한 돌아섬-회개가 일어납니다. 주님의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서 주님처럼 사랑하는 이가 되기 위한 우리 실천이 제대로 방향을 잡습니다. 목표와 방향이 제대로 서면 우리는 때로 머뭇거리거나 멈추고 물러나더라도 다시금 일어나 어디로 어떻게 갈 것인지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전히 우리는 전염병의 위협 속에 있습니다. 명절에도 거리두기는 계속됩니다. 사순시기가 시작돼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질 것입니다. 그런다고 움츠러들지 말고 사랑의 길을 찾아 나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님을 향해 나아가는 길, 사랑의 주님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길 바랍니다.

 

2021년 2월

의정부교구 애덕의 모후 레지아 지도

이용권 안드레아 신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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