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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드려요 월례회의 훈화

2020년 8월 월례회의 훈화(이용권 안드레아신부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3 07:03 | 조회 8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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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의정부교구 애덕의 모후 레지아 훈화 


8월은 많은 이들이 휴가를 갖는 시기입니다.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으로 찾아가지만, 또 그간의 수고를 멈추고 쉼을 갖음으로써 재충전을 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기를 맞아 ‘쉼’에 대해, 신앙인으로서의 ‘쉼’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창세기 첫머리의 천지창조 이야기는 하느님께서 창조를 마치시고 제7일이 되는 날 ‘쉬셨다.’(창세 2,2)고 합니다. 그리고 이날을 축복과 성화의 날로 만드셨다(창세 2,3)고 전합니다. 탈출기는 안식일이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계약의 표징’(탈출 32,13)이라며, 일하지 말고 쉬라고 강조합니다. 안식일의 준수에 대한 말씀은 구약과 신약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성경은 왜 이토록 안식일의 쉼에 대해 강조하고 있을까요? 그것은 이날이 단순히 쉬는 날, 일하지 않는 날이 아니라, 주님의 백성이라는 자신의 신원, 그 정체성을 확인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고대 근동의 국가들은 이스라엘 백성처럼 일주일 단위로 쉬는 날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섬기는 신들-우상들과 관련된 축제일을 쉬는 날로 지냈습니다. 그런 민족들 사이에서 매 7일 단위의 쉬는 날-안식일을 갖는다는 것은, 자신들이 그 우상들이 아니라, 자신들을 찾아와 해방해주시고 구원해주신 ‘주 하느님’을 섬긴다는 것을 드러내고, 자신이 그러한 민족이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이스라엘 백성에 속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성경의 이야기는 우리의 쉼에 대해서 생각하게 합니다. 단순히 일하지 않고 안락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찾으며 자신이 그 주님의 백성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우리의 쉼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우리의 쉼-휴가 안에 주님과 관련된 것이 없다면, 우리는 주님의 백성이라는 자신의 신원, 정체성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임도 같이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즐기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쉬는 날, 휴가지에서 즐겁게 지내십시오. 그러나 잠시라도 멈추어 ‘주님을 찾는 시간을 꼭 가지자.’는 권고입니다. 가족과 또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속에서도 주님의 제자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행위, 곧 기도와 사랑의 실천을 멈추지 말자는 말입니다. 자신이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이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요한 17,14.16)는 신원의식, 곧 그리스도의 왕국 – 하느님 나라의 백성이라는 것을 자기 자신과 곁에 있는 이들에게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쉼의 핵심은 멈추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쉼의 핵심은 ‘멈추어 주님께로 향하는 것’입니다. 즐거울 때도 힘들 때도, 일할 때도 쉴 때도, 모든 것을 멈추고 주님을 찾는 이, 그가 진정한 주님의 백성입니다. 


덧붙여 한 말씀 더 드리고 싶습니다. 코로나-19 사태와 긴 장마로 많은 이가 힘들어합니다.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우리가 하나의 쉼터, 기대고 안정을 얻을 수 있는 이가 되었으면, 그런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함께 쉼을 얻고 그 안에서 주님이 드러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도 신부 이용권 안드레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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