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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드려요 월례회의 훈화

2020년 12월 월례회의 훈화(이용권신부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2-07 15:03 | 조회 6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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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덕의 모후 레지아 12월 훈화 


대림시기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같은 인간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셨음을 기념하며, 세상의 구원자로서 다시 오실 날을 기다리는 우리 신앙의 희망을 키우는 시기입니다. 한편, 12월 곧 한 해의 마지막 시간을 산다는 데서 오는 여러 감상들이 스스로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만드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대림시기 동안 고해성사를 통해 자신을 정화하며 회개와 보속의 표지로서 신앙의 실천에 집중하며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데 올 해 대림시기는 편치 않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세와 이에 따른 거리두기로 미사에 참여하기도 힘들고, 모여서 함께 기도하고 친교의 시간을 갖기도 어렵습니다. 일부 회사에서는 성당활동을 쉬라고 요구한다는 소리까지 들려옵니다. 자꾸 신앙활동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에게 새로운 신앙생활의 길을 찾으라고 합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망막해 보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코로나-19 시대에 신앙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교회에 대안을 요구합니다. 성당에서만 모든 활동을 하고 개인적인 신앙활동에 소홀히 했기 때문에, 성당에서의 활동이 막히니까 어찌할 줄 모르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새로운 길, 그러나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길, 하지만 어느새 뒷전으로 밀렸던 길을 말하고 싶습니다. 바로 가정에서의 신앙생활입니다. 


가정은 작은 교회요 신앙이 자라는 모태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자녀들은 부모의 모습을 보고 따라하며 자랍니다. 먹는 것, 입는 것, 언어와 예의, 모든 것을 그대로 배웁니다. 신앙생활도 같습니다. 미사에 참석해 영성체 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어서 자라 성체를 받아 모시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고, 고해실에 드나드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거기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라납니다. 집에서 조용히 촛불을 켜고 기도하는 어른의 옆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무엇을 하는지 몰라도 ‘아멘’이라는 말이 저절로 입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이러한 집에서부터 시작하는 신앙생활이 어느새 느슨해진 듯합니다. 모든 것이 성당에서만 이루어지는 듯한 인상입니다. 집에 모셔둔 성모상이나 십자고상은 집안을 꾸미는 장식이 된 것 같습니다. 성당 성물방에서는 가정에서 기도할 때 쓰는 초가 안 팔리는 물품 중에 하나가 되었다는 것과 해마다 주님봉헌축일(2월 2일)에 축복하는 가정에서 사용할 초를 신청하는 이들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는 것들로 보입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가정교회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움직여야 합니다. 가족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만들고, 함께 참 신앙인의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공동의 실천을 찾아나서는 여정을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림시기를 맞아 교구 선교사목국에서 나온 ‘나무그늘 12월호 특별판’을 적극 권합니다. 대림시기 주일의 말씀과 성탄대축일 복음을 중심으로 말씀에 대해 묵상하고,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실천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집에서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기도하며 ‘나무그늘’의 순서에 따라 나눔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신앙은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입니다. 마치 탈렌트의 비유와 미나의 비유에 나오는 것처럼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보화입니다. 이 보화를 키워가는 것은 각자의 몫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 신앙의 보화를 더 커지게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여러 방법 중에서 저는 우선 ‘감사하기’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신앙이 성장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고맙고 고마워서 자주 하느님을 찾습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에 다른 이의 부족함에 너그럽습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이 용서받았다는 데서 다른 이를 용서할 줄 알고, 자신이 도움을 받았기에 도움이 필요한 이를 발견하고 기꺼이 그들을 돕기 위해 움직입니다. 그러니까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하느님을 찾고 기도하는 사람이며, 다른 이들에게 사랑과 자비로 다가가는 사람입니다. 


겨울의 차가움과 코로나-19의 불안함이 우리 주변을 감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더 늘고,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서로의 사랑을 표현하고 확인하는 시간으로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모든 사랑의 원천이신 주님을 찬미하고 그분의 은총에 감사하는 순간도 만들었으면 합니다. 


2020년 12월 

애덕의 모후 레지아 지도 

이용권 안드레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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